그 초등학교 3학년 남자아이는 귀엽고 사랑스러웠다.
그렇지만 그 겉모습 이면의 내면에는 불안의 씨앗이 자꾸 자라나고 있었다.
부모는 이혼하셨다. 아버지를 따라서 새어머니와 살게 되었는데 새어머니는
조금만 잘못해도 벌을 세우곤 했다. 그 벌이라는 것이 차가운 겨울바람이 부는 대문 바깥에 세워두는 것이었다.
아동은 어머니에게 자꾸만 두렵고 무섭다고 해서 호소해서
외할머니집에 오게 되었다. 엄마는 직장여성으로 아이의 아픈 마음을 충분히 보듬아 주지 못했다.
외할머니집에 와서 기르던 고양이가 죽으면서 소년의 불안증은 시작되었다.
"엄마가 죽으면 어쩌나, 내가 실수하면 우리 집에 안 좋은 일이 생기지 않을까?, 도둑이 들지 않을까?" 등등
불안은 꼬리에 꼬리를 물게 되었고 아이은 아침마다 출근하는 엄마에게 "출근 안하면 안되냐?"고 물어보며
불안감을 호소하였다.
아동은 놀이치료를 2개월 받았고, 이후 불안한 감정의 이면의 비합리적 사고에 대한 인지행동치료를
받았다. 다행히 아이는 영리하여 치료자의 말을 잘 이해하고 빠르게 변화되었고....
12회기 정도 지나서 "이제 우리 아이가 괜찮다고 해요"하며 어머니는 상담소를 떠나갔다.
이제 그 아이가 언젠가 또 불안한 감정이 밀려오더라도 그것을 잘 대처하는 성숙한 어른이 될 것을
믿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