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싼게 비지떡
싼게 비지떡이라는 말은 저렴한 물건을 샀는데 품질이 형편없는 경우를 지칭하는 속담이다. 그런데 심리상담분야에서는 싼 것 뿐만 아니라 오히려 공짜라는 인식이 아직 남아 있는 것 같다. 옷이나 음식은 공짜로 사려고 하지 않는다. 오랫동안 많은 돈을 들여 공부한 사람들이 제대로 몸값을 못받는 현실이 안타까워 오래전부터 미뤄 온 생각을 작성해본다.
필자는 전북대학교에서 심리학을 전공했는데, 현재 상담심리학계에서는 이름만 대면 알만한 저명한 교수님께서는 유료상담의 중요성을 강조하셨다. "그 사람 형편이 어렵다면 단돈 얼마라도 받아라"라고 말씀하셨다. 무료상담은 될 수 있으면 하지 말라고 하셨다.
포항에서 처음으로 상담소를 개업하였을 때 무료상담이나 유료상담이냐를 간혹 문의하는 분도 계셨고,
상담을 하고 비용을 말씀드리니 무료상담인 줄 알았다고 크게 화를 내시던 분도 기억이 난다. 지금은 무료상담여부를 문의하는 분은 거의 없지만 초기에 이 무료상담 문의에 대해서 마음고생을 좀 했다.
상담은 그 사람의 마음(생각)을 바꾸고, 결과적으로 인생을 바꾸는 문제다. 옷이나 음식은 심지어 고가여도 군말없이 사기도 한다. 하물며 상담, 마음을 바꾸고 인생을 바꿀 수도 있는 큰 일을 무료로 한다?!
상담을 하는 사람들 사이에서는 무료상담인 경우, 내담자의 동기가 낮고, 지각하거나 오지 않는 경우가 많다는 것은 흔히 알려져 있는 사실이다.
심리상담에 관심이 많고 심리상담을 공부하는 사람은 많지만 실제로 상담을 할 수 있다는 것은 큰 차이가 있다. 심리학이나 심리상담을 오래 강의한 사람이라고 할지라도 이론에 더하여 실제 상담경험이 없다면 쉽게 하기 어려운 것이 사실 심리상담이다.
싼게 비지떡, 세상에 공짜는 없다. 옷이나 음식처럼 심리상담도 유료가 당연시되는 날이 왔으면 하고 바라면서 이글을 마친다.
-임상심리전문가 문가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