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꽃으로도 사람을 때리지 말라.
(부제: 인간의 심리적 고통은 어디에서 오는가?)
산에 올라가보았다. 매주 일요일에 산에 올라가고 있다.
산에서는 새소리, 물소리, 바람소리가 들리고, 나무와 풀들과 바위들이 고요히 제자리를 지키고 있었다.
새소리, 물소리, 바람소리, 나무, 풀, 바위들은 나에게 아무런 말도 하지 않았다. 나의 단점이나 약점을
지적하여 마음을 아프게도 하지 않았다.
그저 가만히 존재하고 바라봄으로써 나에게 무언의 지혜를 알려주고, 심리적 에너지를 충만하게 해주었다.
산에서 알게 된 것이 있다.
"인간의 심리적 고통의 많은 부분이 인간으로부터 온다"는 것이다.
센터를 방문하는 많은 내담자들은 인간에 대한 두려움 심지어 인간에 대한 공포를 지니고 있다.
참으로 아이러니하다. 우리는 인간인데 인간을 두려워하며 한평생을 살아가야 하다니...
삶의 어느 한 순간 사람으로부터 배신감, 구타, 욕설, 부정적인 말 등... 타인의 말이나 행동에 의해 생긴 심리적 상처는 마음속 깊이 자리잡아, 오래 오래 메아리치며 한 사람을 고통스럽게 한다.
사람으로 태어나서 남에게 좋은 일과 좋은 말은 하지 못할 지언정, 부디 말과 행동으로
남에게 상처를 주지는 않을 일이다.
궂이 말을 하지 않아도, 눈짖으로도 상대의 마음에 상처를 주는 경우가 많이 있다.
무시하는 눈빛, 째려보는 눈빛, 위협하는 눈빛... 작은 눈빛만으로도 어느 누군가는 상처를 입을 수 있다.
오히려 말로 표현한 것보다 더 오래 기억될 수도 있다.
어느 여배우가 쓴 책의 제목인 "꽃으로도 (사람을) 때리지 말라"라는 말이 마음에 와 닿는 산행이었다.
-2012년 2월 20일 임상심리전문가 문가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