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전 대통령의 몰락 이면에는 그의 ‘회피형’ 성격이 영향을 미쳤을 것이라는 전문가들의 분석이 나왔다.
6일 참마음심리상담 대구센터의 문가인 임상심리전문가는 박 전 대통령이 몇 개월간 법정 출석을 거부하고 1심 재판 출석도 거부한 데 대해 두 가지 원인이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문 씨는 “개인 심리와 함께 정치적 의도가 복합적으로 작용했을 것으로 추측된다”며 “특히 그동안 박 전 대통령은 단순한 일반 사람이 아니라 인기와 지지층이 많이 있었기 때문에 지금까지도 법정 출석을 거부하며 나타나지 않는 것으로 보인다. 정치도 개인 심리와 아주 밀접하게 연결돼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문 씨는 이어 박 전 대통령은 특정 상황과 스트레스에 직면했을 때 ‘회피형’으로 대처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그는 “박 전 대통령은 현재 감당하기 어려운 어마어마한 스트레스를 받고 있을 것으로 보이는데 사람이 스트레스에 대처하는 유형 중 ‘회피형’에 속할 가능성이 높다”며 “정면돌파보다 문제를 피하는 동시에 스트레스에서도 회피하는 심리”라고 했다. 또 “이런 유형은 나약하고 의존적인 사람들에게서 많이 나타난다. 스트레스를 감당할 힘이 안되니 자기방어 차원에서 피하는 것”이라며 “상대에게 소극적으로 공격하는 심리인 수동공격과도 연관된다”고 덧붙였다. 그는 “정면돌파형, 회피형, 타협형 가운데 회피형은 문제가 해결되는 것이 아니라 누적되기 때문에 정치가에게는 더 문제가 된다”고도 했다.
문 씨는 이와 함께 부모의 죽음 이후 오랜 기간 은둔생활을 이어온 박 전 대통령의 삶도 ‘회피형’ 성격에 영향을 미쳤을 것으로 추측했다. 아울러 “최순실을 내치지 못한 것도 박 전 대통령의 의존심리가 크게 작용했을 것으로 보인다”며 “한 나라의 수장이었어도 내면에는 나약한 심리와 함께 자신에게 무언가 필요하다는 심리가 작용했을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박 전 대통령의 심리 상태가 예상보다 더 복잡한 상태일 것이라는 해석도 있다. 김정모 영남대 심리학과 교수는 “심리에는 다양한 요인들이 복합적으로 작용하기 때문에 알려진 것만으로 유추하기에 다소 어려운 측면이 있다”며 “박 전 대통령도 과거 사건 하나와 단편적 정보만으로 특정하기에 어려운 부분이 있다. 현재도 표현하기 어려울 정도로 복합적인 상태일 수 있다”고 말했다.